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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속 일회용비닐봉투대신 투명망의 사용으로 대안찾기(2002)
관리자 2010-03-23
장바구니속 일회용비닐봉투대신 투명망의 사용으로 대안찾기


김월금 (주부, 고양시)·불교환경교육원 토론회 발제문 원고



저는 오늘 장바구니속의 비닐봉투이야기를 할까합니다.
정토회에서는 쓰레기 제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생활하면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라든가, 비닐, 캔과 같은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운동인데요. 이 가운데 가장 큰 고민이 비닐 문제였습니다. 비닐은 굉장히 편리합니다. 그러나 비닐이 땅 속에서 500년 동안 썩지 않는다는 걸 생각하면 절박한 환경문제라는 걸 되새길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비닐을 대체할 만한 물건이 없어 최대한 적게 쓰고, 다시 쓰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부산 법당에서 떡시루에 떡을 찌면서 덮는 ‘샤’라는 천을 이용해 투명한 주머니 ‘투명망’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대형마트에서는 속이 들여다 보이는 주머니가 필요했기에 안성맞춤이었죠. 나아가 콩나물이라든가 두부 같은 물기 있는 식품을 담을 수 있도록 방수천을 이용해 방수망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투명망이고, 이것이 방수망입니다.
제가 시장 볼 때 비닐봉투 각각에 상치,쑥갓,과일 이런 것을 담아서 여러개를 별 생각없이 들고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집안에 쌓이는 검정비닐봉투를 잘 정리해서 노점상을 하시는 할머니께 갖다드리기도 하고 일반쓰레기 봉투에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비닐봉투의 남용을 늘 생각했지만 별 대안이 없어 고민하고 있을 무렵 부산법당 보살님들이 만든 투명망과, 방수망을 보시받고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시장갈 때 사용해보니까 시장사람들이
“아휴! 이런게 어디서 났어요?”
하며 신기해 하더군요. 저 또한 비닐봉투를 안쓰게 되니까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서울법당에서도 방수방 하나에 투명망 네 개를 합해서 1셋트를 만들어, 여러사람들이 쓸수 있도록 캠페인을 해보자고 했습니다. 투명망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외부주문을 주다보니 실과 재단이 잘못되어서 너무길게 늘어나 목욕타월같이 된 적도 있었구요. 하나라도 버리지 않기 위해 짜투리 천을 쓰다보니, 크기가 제멋대로 만들어 졌어요. 투명망과 방수망을 많이 만들어보급하고 싶어서 6시간에 200개씩 만드는 강행군을 했답니다. 먼지도 많이 나고 힘이 들었지만 완성한 것을 볼때는 풍년 맞은 농부의 심정이었답니다. 원단은 마침 커텐을 만들고 남은 조각천을 보시받아서 투명망을 만드니까 이것도 하나의 재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집에서도 적당한 천조각이 있으면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꼭 정토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필요하면 누구나 쉽게 만들어 쑬 수 있습니다.
비닐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걸 알고나니, 장보고 나오는 주부들 손에 여러개 들려져 있는 검은 비닐 봉투를 보면 가슴이 철렁내려 앉는 것 같습니다. 지난 날 저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한번은 마포수산시장에 가서 고구마를 샀습니다. 양이 많아서 여러개의 투명망을 내어 놓았더니 아저씨가
“정말 잘하네요. 우리가게 비닐값이 하루에 십만원 들어요.”
하시길래 너무 놀랐습니다. 시커먼 비닐봉투값이 그렇게 많이 드나, 생각하면서 비닐이 환경은 환경대로 오염시키고 돈은 돈대로 낭비하게 만든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제가 투명망을 열심히 사용하고 있는 홍제시장에서는 투명망을 꺼내들면 정토회 사람이란 것을 압니다. 그러면서 알뜰하네, 정말 저렇게 해야하는데 하면서 칭찬을 많이 해줍니다. 홍제동 시장에서 캠페인을 한적이 있었는데 우리법당의 귀여운 이기혜보살님께서 장보고 가시는 분들을 쫒아다니며 투명망에다 물건을 넣어주면서 열심히 홍보하는 것을 보고 감명받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이기혜보살님처럼 적극적으로 투명망과 방수망을 알릴 수 있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사실, 투명망 사용은 쉬운일 같은데 실행에 옮겨지기 어렵고, 작은 실천 같지만 처음 하려는 분들께는 큰 일 인 것 같습니다. 우선 비닐봉투는 냉장고 문 열고 집어 넣으면 얼마나 편합니까? 투명망은 담아 와서 정리해서 냉장고에 넣어야 하고, 다시 샤망과 방수망을 닦고 털어서 가방에 챙겨두어야 하는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투명망과 방수망을 챙겼는지조차 잊어버리기 쉽고 꺼내서 시장보기 귀찮기 때문에 선뜻 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조금만 신경쓰면 내 눈앞에 비닐이 보이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후손에게 물려줄 땅덩어리에 비닐이 썩지 않아 생기는 환경오염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 전 행복해지구요. 그래서 더욱 투명망과 방수망을 쓰게 됩니다.
비닐에 대한 문제를 느낀 후부터 내가족, 주위 분들께 투명망 사용을 권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문제의식을 느낀 그 순간, 투명망을 사용하시면 어떨까 싶어요. 투명망을 사용하시는 다른 분들의 이야기 중에는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잊어버린다는 말도 있습니다. 시장을 볼때도 여유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들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첫째 저는 결혼식 가는날 빼고 투명망셋트를 가방에 항상 가지고 다닙니다. 둘째 물건을 사기 전에 일분만 여유를 가지고 투명망부터 먼저 꺼냅니다. 장사하시는 분이 비닐봉투에 물건을 담는 건 찰나기 때문이죠, 투명망의 한계를 느낄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작은 통을 가지고 다니면서 물기많은 생선, 조갯살 같은 것을 사보기도 하는데, 너무 깨끗해서 좋아요.
투명망이 없거나 통이 없는날, 싼 물건이 눈에 띄면 갈등을 느끼긴 하지만 ‘그래. 적게 먹고 한 장의 비닐봉투라도 줄여보자’하고 마음을 돌립니다. 우리집 거사님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지. 당신이 그런다고 세상비닐이 다 없으지냐? 왜 그렇게 어렵게 살아.”
하면서도 맥주,소주 사서,
“비닐봉투에 담지 않고 당신 때문에 손에 들고 왔어.”
하신다. 흐뭇했다. 조금씩 변하는구나, 그래 이렇게 변하는거지, 싶어요.
또 어느날 우연히 친구를 만났는데요. 내가 준 투명망을 사용하지 않고 검정비닐 봉투 여러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미안해 어쩔줄 모르면서 뒤로 손을 감추는 거예요.
“잊어버렸구나. 다음에는 꼭 사용해.”
했더니 씩 웃었습니다. 투명망을 사용하면서부터 충동구매도 줄고 소박한 상차림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내 삶에 꿈이 있고 행복합니다. 내 주변사람들의 의식이 변하는 것에 기쁨이 있습니다. 나와 내 가족이 이 엄청난 비닐 홍수속에서도 우리를 먼저 생각하기 보다 환경을 먼저 생각하게 되고, 더 좋은 방법을 찾아가려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투명망을 뛰어넘는 또 다른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 투명망을 쓰고, 널리 알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