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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칼럼]지렁이는 ‘녹색 청소부’
이미랑 2010-12-16
지렁이는 ‘녹색 청소부’


광주광역시 북구 신안모아타운에서는 신기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광주 북구의 다른 아파트에서는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이 늘고 있는데, 신안모아타운에서는 해마다 그 양이 줄더니, 2010년에는 전년에 비해 12.7%의 음식물쓰레기가 줄었다. 다 '녹색 청소부 지렁이'를 분양받은 덕분이다.

광주광역시 북구 일부 공동주택에서 2005~2006년의 준비기를 거쳐, 2007년 본격적으로 신안모아타운 20세대 참여하기 시작해 현재는 16개 아파트단지 총 391세대가 참여하고 있다.

지난 9월 (사)자원순환사회연대에서 지렁이를 분양한 15개 가정을 자체 모니터링한 결과, 평균적으로 가정에서 발생한 남은 음식물 쓰레기의 약 60%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은 음식물 발생량 대비 지렁이의 음식물 처리량을 계량하여 산출한 결과이고, 최대 98.7%에서 최소 41.8%였다.

지렁이를 활용한 음식물쓰레기 감량 방법은?

쉽게 이야기하면 지렁이 화분의 흙에 지렁이를 키우는 것이다. 음식물쓰레기가 배출될 때마다 이를 화분에 넣으면 지렁이가 음식물쓰레기를 먹는다. 지렁이가 배설하면 분변토가 되는데, 분변토는 화초의 퇴비로 활용한다.

광주 북구 사례에서는 지렁이 공동사육장 유형과 가정사육장에서 직접 사육하는 유형 두 가지로 운영하여 음식물쓰레기 감량의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2008년 광주시 북구청 음식물쓰레기 배출량 비교 자료를 보면, 북구 공동주택의 남은 음식물 배출량은 6.1% 증가하였으나, 지렁이 음식물 감량 참여 공동주택은 5.9%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전체 공동주택의 증가율에 비해 지렁이 활용 공동주택에서 약 10% 감소한 것이다.

그렇지만 지렁이가 모든 음식물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염분이 들어가거나 간이 강한 음식물류와 질기고 딱딱한 뼈, 달걀 껍데기 등은 처리가 어렵다. 포도 줄기나 양파, 바나나 등의 굵은 껍질 등 과일 채소류는 좀 잘게 썰어주는 요령이 필요하고, 삶지 않은 콩나물이나 생감자, 생고구마는 싹이 터서 곤란하다.

지렁이 활용 음식물 감량 모델이 음식물쓰레기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친환경적인 기법이고, 참여가정에서는 처음부터 음식물 쓰레기가 적게 발생하는 식단으로 준비하거나 애초 음식을 적게 구입하는 등의 소비·식습관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생활습관을 길러주고, 자녀에게 환경에 대한 관심이나 생물학습 교육 효과 등 긍정적인 면이 많다.

실제 주민 설문조사 결과, 지렁이를 이용하는 음식물 재활용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가족 간의 대화가 늘어난다거나, 공동주택의 사육장의 경우 음식물 감량이 하나의 공동 목표로써 공동체 의식, 사회적 유대감이 강해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렁이로 우리집 그린리더를 키운다

지난 2월 제7차 녹색성장위원회에서는 2012년까지 음식물쓰레기 20%를 줄이겠다고 나섰다. 지렁이를 활용한 남은 음식물쓰레기의 감량 프로그램은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음식물 쓰레기 감량 효과 역시 뛰어나지만, 운영 지원이 미약하고 지렁이에 대한 시민의식이 낮아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

가정 대상으로 광주 북구 지역의 지렁이 활용 음식물쓰레기 감량모델은 지역 시민단체와 지자체의 꾸준한 연계와 지원 속에서 큰 감량 성과를 거둔 것이 틀림없다.

지렁이를 가정에 보급시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 이후 단계인 개별가정보급형과 공동보급형, 아파트 단지별 상황에 맞는 운영 방식으로 다양하게 추진된 결과이다. 다시 말하면 단기보급 사업에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자를 두는 등 보다 장기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2010년12월10일 내일신문 게재

이미랑(사)자원순환사회연대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