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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초의 Zero Waste 선언 마을, '도쿠시마 현 카미카츠'(2008)
김미화 2010-03-25
일본 최초의 제로웨이스트 선언 마을 '도쿠시마 현 카미카츠'
김 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


일본 시코쿠 섬 동편에 위치한 도쿠시마 현, 그 중에서도 카미카츠 마을은 쓰레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특히 쓰레기 줄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마을이다.
카미카츠 마을은 2008년 현재 인구 약 2,000명 정도이고, 지역의 약 80%가 산으로 이루어진 산촌 마을이다. 특히 이곳을 여행한 사람들에게는 자연환경이 뛰어난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평가를 받는 조용하면서도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다. 이렇게 작고 조용한 산촌 마을이 왜 쓰레기 줄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마을이 되었을까?
이 마을은 2003년 9월 19일에 제로웨이스트 선언을 실시하였다. 제로웨이스트란 가능하다면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동시에 쓰레기가 배출되었다면 최대한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불필요한 소비와 낭비를 줄임으로써 쓰레기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다.
카미카츠 마을의 제로웨이스트 선언 내용은 미래의 어린이들에게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풍요로운 대지를 물려주기 위해 2020년까지 카미카츠 마을의 쓰레기를 제로로 하는 것을 결의하고, 이에 따라 카미카츠 마을의 제로웨이스트를 선언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인 선언 내용은 첫째, 지구를 더럽히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둘째, 쓰레기의 재이용, 재자원화를 통해 2020년까지 소각 및 매립을 없애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 셋째, 지구환경의 보전을 위해 온 세상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로웨이스트를 선언함과 동시에 카미카츠 마을은 제로웨이스트 행동 선언을 실시하였다. 첫째, 카미카츠 마을은 소각(가스화 용융로, RDF 발전 등도 포함) 및 매립이 건강 피해, 자원 손실, 환경 파괴, 재정 압박으로 이어지는 것임을 인식하고 소각 및 매립처리를 2020년까지 모두 없애도록 노력한다. 이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 카미카츠 마을뿐만 아니라 나라, 도쿠시마 현, 생산자들도 다 함께 노력을 해야 한다. 둘째, 현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철저한 발생 억제, 분별 회수를 지도하고 2020년까지 쓰레기 발생비율을 최소화한다. 또한 교육시스템을 확충하고 분별회수 시스템 구축을 지양한다. 셋째, 나라와 도쿠시마 현에 쓰레기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목표 설정을 요구하고 확대생산자책임과 같은 법률이나 조례개정 등을 통해 쓰레기 발생 억제 및 분별 회수를 보다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도록 한다. 넷째, 제품생산자들이 2020년까지 생산하는 제품을 재사용,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제품을 개선하도록 하고, 자원화할 수 없는 제품을 생산할 경우에는 생산자가 환경부하에 소요되는 경비를 고려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섯째, 일본 국내의 다른 도시들도 카미카츠 마을과 같은 목표를 설정하고 상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목표 달성에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정보 교환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도록 제안하였다.
그러나 카미카츠 마을에서는 2001년부터 철저한 쓰레기 분류를 해 왔다. 2001년도에는 마을에 쓰레기 수거장을 설치하여 주민들이 각자의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도록 하였다. 분리배출 폐기물의 종류는 약 34종에 달하고 있다.
2003년 선언 이후 카미카츠 마을은 이 선언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의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마을 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감량, 분리, 회수함으로써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을 최소화하고 수거율을 최대화하도록 하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폐기물의 철저한 분리수거를 위해 우리나라와는 달리 좀 더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페트병을 하나 버린다 하더라도 페트병의 뚜껑과 병 몸체를 따로 분리하여 별도로 배출하는 등 주민 스스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시행 이후 1년이 지난 후에 카미카츠 마을에서 평가를 내린 결과를 살펴보면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쓰레기 배출량 자체가 크게 감소한 것은 아니지만 배출된 쓰레기의 약 80%가 재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담 직원을 별도로 두어 분리 방법을 지도하고 직접 폐기물을 분리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노인들을 위해서는 ‘Go 아름다운 레인저’라는 주민 자원 봉사자가 도움을 주는 활동도 진행 중에 있다.
실제로 이 마을에서 운영하던 소각로는 2003년도에 가동을 중단하였다. 물론 발생하는 폐기물에는 거울, 체온계, 전구, 1회용 라이터나 1회용 기저귀 등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 또한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반드시 소각 또는 매립되어야 하는 폐기물의 처리를 위해서는 도시 밖으로 폐기물을 반출시켜 처리를 위임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이 마을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제로에 가까운 것이다. 이는 소각 및 매립에 드는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 마을의 재정 절약과도 연관시킬 수 있다.
카미카츠 마을은 일본의 다른 시골 마을과 마찬가지로 인구의 감소와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마을이다. 이렇게 노령화 인구가 많은 마을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현하기 위해 주민들이 노력하기에는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 그러나 카미카츠 마을과 같이 대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고, 인구가 2,000명 정도밖에 되지 않은 노령화된 작은 산촌 마을에서는 소각로의 운영에 드닌 비용부담도 어려울 뿐 아니라 인근 지역과의 광역처리장이나 재활용 시스템을 이용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선언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비록 작은 산촌 마을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폐기물 재활용 시설이나 처리 설비를 설치하지 않고 지자체와 주민이 하나가 되어 재활용 방침과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을 토대로 진행되어가고 있는 제로웨이스트 선언은 작은 시골 마을을 사람들의 기억 속에 환경친화적인 마을로 각인시키는 큰 역할을 했다.
카미카츠 마을에서는 쓰레기를 줄임으로 인해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전해 나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도 친환경적일 것이라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제고할 수 있어 마을의 이미지도 점차적으로 높아져 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확산되어 나간다면 전 사회적으로 폐기물의 재활용에 대한 관심을 촉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실제로 카미카츠 마을에는 제로웨이스트를 배우려는 많은 시민단체 활동가나 지자체 담당자,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외국에서도 많은 방문으로 유명해졌고, 제로웨이스트를 도입하려는 지자체나 이를 배우려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에게 모델이 되어 주고 있다.


김 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